성대 건강

목소리가 자주 갈라진다면? 음성 과사용 신호입니다

record4732 2025. 4. 16. 18:00

반복되는 목소리 갈라짐 – 단순 피로가 아닌 ‘과사용’의 신호

하루 중 갑자기 목소리가 갈라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특히 말을 많이 한 날이나 감기 기운이 있는 날, 혹은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목이 잠기거나 울리는 현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단순한 피로나 날씨 탓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의 갈라짐이 반복되거나 습관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음성 과사용’으로 인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음성 과사용’이란, 성대가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무리를 겪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성대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된 것이며, 이는 목소리의 질 저하, 성대 점막의 손상, 음질 변화, 쉰 목소리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교사, 강사, 상담원, 유튜버, 스트리머 등 말이 직업인 사람들에게는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대의 회복 능력이 떨어지고, 매일 아침 목소리가 잠기거나, 말할수록 목소리가 얇아지고 흐려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난다. 이는 장기적으로 ‘성대 결절’, ‘후두염’, ‘성대 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갈라지는 목소리를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 내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이미 성대가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목소리가 자주 갈라진다면? 음성 과사용 신호입니다

 

목소리 갈라짐의 원인 – 잘못된 발성과 음성 사용 환경

 

목소리가 자주 갈라지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발성 습관이다. 대표적인 예로 ‘후두 중심 발성’이 있다. 이 방식은 성대를 억지로 밀어붙이며 소리를 내는 형태로, 단기적으로는 큰 소리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대에 큰 부담을 준다. 이런 발성 방식은 성대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결국 갈라짐이나 쉼, 통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다른 원인은 음성 사용 환경이다. 건조한 실내, 습도 부족,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소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은 성대를 더욱 쉽게 지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콜센터나 학원 강의실처럼 소음이 많거나 에어컨이 강하게 작동하는 공간에서는 목소리를 키울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성대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 없이 말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성대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목소리가 갈라지게 만든다.

가장 흔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원인은 바로 감정적인 발성이다. 감정이 격해질 때 소리를 지르거나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경우, 성대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력이 가해진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 사소한 습관이 누적되면 목소리는 점점 더 쉽게 갈라지고, 회복 속도는 느려진다. 결국,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목소리 변화는 ‘과사용’이라는 패턴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음성 과사용의 경고 신호 –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목소리가 자주 갈라지는 현상이 단순한 일시적 피로인지, 아니면 ‘음성 과사용’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가 진단이 필요하다.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이미 성대는 과사용 상태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소리가 잠기거나 갈라진다
  • 말을 오래 할수록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흐려진다
  • 대화 중 목에 답답함이나 이물감이 느껴진다
  • 소리를 내는 데 힘이 들고, 목에 무리가 느껴진다
  • 말을 많이 한 날에는 목소리가 회복되지 않고 다음 날까지 이어진다
  • 고음이나 낮은 음을 내기 어렵다
  • 하루에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다 (1.5L 미만)

이러한 증상은 단순히 지나가는 목소리 변화가 아닌, 성대 점막의 피로 누적과 관련되어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바로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무시한다면 만성 후두염, 성대결절, 폴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생활 속 관리와 발성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성악가나 성우, 방송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음성 피로가 누적된 이들은 대부분 초기 경고 신호를 무시했다가 더 심각한 손상으로 이어졌다는 보고가 있다. 경고는 항상 조용히 시작된다. 목소리에 작은 변화라도 감지했다면, 지금이 바로 관리의 타이밍이다.

 

음성 과사용 예방과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관리 전략

목소리가 자주 갈라지는 증상을 예방하고 회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성대에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다. 특히 말을 많이 한 뒤 최소 10~15분간은 침묵을 유지하는 ‘보이스 레스트(Voice Rest)’를 생활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무음이 아니라, 성대의 진동을 멈추고 점막이 안정될 수 있도록 돕는 회복 시간이다.

둘째는 복식호흡 기반의 올바른 발성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배(횡격막)를 사용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공기를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면서 말하는 이 방식은 성대에 힘을 가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다. 복식호흡은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연습을 통해 몸에 익으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 더 좋은 음성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는 성대 워밍업과 쿨다운 루틴이다. 말을 시작하기 전, 입술을 떨며 ‘브르르’ 소리를 내거나 낮은 톤으로 ‘으으으~’를 반복하는 연습은 성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반대로, 말을 많이 한 뒤에도 간단한 쿨다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성대 회복에 좋다.

마지막으로 가장 간과하기 쉬운 수분 섭취와 습도 유지도 매우 중요하다. 하루 최소 2리터 이상의 수분을 천천히 자주 섭취하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성대 점막의 건조를 방지할 수 있다. 에어컨, 히터 등으로 건조해진 실내 환경에서는 가습기나 젖은 수건, 식물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모든 관리의 핵심은 성대를 혹사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다. 목소리는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갈라짐이 느껴질 때, 그 순간이 회복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